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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포시 자치의 첫 실험 민관협치
 
하담 기자   기사입력  2018/10/08 [11:05]

유독 군포시에서만 낯선 말이 ‘민관협치’ 혹은 ‘거버넌스’ 였다. 김윤주 전 시장 체제에서도 물론 자문기구 형태의 거버넌스가 있기는 했지만 유명무실했다. 전임 4선 시장의 독단과 독선이 만들어낸 처참한 군포시 지방자치의 현실이다. 

 

그동안 군포시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게재한 군포시 블로그에서 ‘협치’라는 말이 들어간 게시물을 찾으면 2건이 검색된다. 그 가운데 한 건은 민관협치와 상관없는 내용이며 다른 하나는 지난 2017년 3월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군포시는 ‘봄맞이 대청소’를 하며 주민자치위원회, 관내 기업체 등이 참여한 것을 두고 ‘민관협치’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군포시와 공무원들이 생각하는 민관협치의 수준을 드러내는 일이다. 

 

민관협치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은 군포시가 얼마나 주변 자자체나 우리 사회의 변화와 동떨어진 섬으로 있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민관협치라는 말을 있기 전에 이미 1990년 대말 지방자치가 우리 사회에 안착되기도 전에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학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거버넌스에 대해 위키피디아는 행정학과 연구논문을 인용해 “거버넌스(governance)는 일반적으로 '과거의 일방적인 정부 주도적 경향에서 벗어나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국정운영의 방식'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행정학계에서 거버넌스는 90년대에 들어와 그 이전에 권위나, 국가 구조에 의한 권위적인 행정행위, 거버먼트(government)와 대별되는 말로 사용됐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중후반, 참여 민주주의에 주창하는 학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버넌스가 소개됐고, 다양한 방식의 적용이 검토됐다. 이후 협치라는 말을 정치권에서 만들면서 거버넌스는 협치, 혹은 민관협치라고 번역돼 사용돼 왔다. 학계의 거버넌스 논의가 지자체나 정부 부처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건 참여정부에 들어서다. 

 

90년대 말부터 이어진 거버넌스 또는 민관협치의 역사적 흐름에 군포시는 동참한 바가 없다. 당시 거버넌스나 혹은 시민참여를 군포시에 요청하면 메아리도 없었다고 한다. 후일 군포시 관계자는 “(전임 김윤주) 시장이 그런 걸 싫어했다”고 회고했다. 

 

한대희 시장은 군포시에 그동안 없던 민관협치를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이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사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많은 지자체는 다양한 방식의 협치기구를 두고 있고, 협치기구에 일정한 정책 재량권까지 허용하는 곳도 많다. 

 

한대희 시장의 민관협치에 대한 의지로 이제 공은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민관협치로 시민단체가 시민들과 동떨어져 관변화되는 일이다. 여러 지자체에서 민관협치에 참여하는 시민단체들이 특정 이권에 자기들끼리 다투는 사례도 들린다. 민관협치로 지방행정 권력과 가까워지는 시민단체는 끝까지 자신의 존재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내야 한다. 

 

군포시의 민관협치는 아직 그 형식도 없고, 구체적인 실현계획도 없으며 협치기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기구의 위상 역시도 불분명하다. 아직 모든 게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 안에 희망과 비전이 있다. 시민을 대신하는 시민단체와 군포시는 먼저 민관협치를 실험했던 다른 지자체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피고 군포시가 좋은 민관협치의 룰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군포시 어떤 시민도 과거로 돌아가 ‘협치가 싫어 독단적으로 행정 권력을 남용하는 시장’이나 그런 시장을 앞에 두고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시민단체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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