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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대신해 주는 사람…난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을 만들 뿐”
[책, 권외편집자] 누구나 작가·편집자인 시대, 직업 편집자의 자세
 
도형래 기자   기사입력  2018/09/07 [14:39]

[군포시민신문=도형래 기자] 누구나 쉽게 블로그를 하고, 페이스북에 최근 일어난 일에 대한 논평을 하고, 자신의 SNS에 정부나 지자체의 잘한 일, 못한 일을 따진다. 여기에 유튜브로 대화한다는 젊은 세대는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고 출판하는 일을 쉽게 해낸다.

 

모두가 작가이면서 편집자인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도서관에서 책 한권을 빌렸다. ‘권외편집자’이다. 편집자에 권외(圈外), 일정한 범위를 넘어선다는 꾸밈말이 붙었다. 권외편집자를 굳이 풀이하자면 편집의 울타리를 벗어난 편집자 정도가 될 수 있다.

 

권외편집자를 지은 츠즈키 쿄이치는 일본의 편집자이다. 책과 잡지(매거진)를 넘나드는 다양한 편집을 해오다, 현재는 유료웹메일 매거진을 전송하는 편집자이다. 우리나라 사정에 비춰 말하면 출판업계에서 독립해 독립출판을 하는 독립편집자 정도로 불릴 수 있다. (물론 지은이의 이력은 독립출판 편집자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어마어마해 보인다.)

 

이 책 지은이는 편집자 혹은 기자, 작가, 칼럼리스트 등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에 대해 답하고 있다. 모두가 편집자이며 작가인 시대, 직업 글쟁이와 편집자들은 어떤 자세로 일을 해야 하는지를 자신의 경험에 비춰 담담히 전하고 있다.

 

지은이는 “프로란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누군가를 대신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 먼 곳까지 가보는 사람, 맛을 연구하는 사람이 프로”라고 밝혔다.

 

작가는 “구독자 중에는 나보다 더 다양한 장소를 여행했거나 여러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아기 바쁘다보니, 재미있어 보이는 전시회가 있어도 당장 보러가지 못하거나, 관심이 가는 뮤지션이 생겨도 가지못할 때가 많다”면서 “나는 구독료를 받고 구독자 대신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을 취재하러 간다”고 말했다.

 

모두가 편집자이자, 작가인 시대에 직업 편집자, 프로 편집자의 자세를 ‘누군가를 대신해 편집하고, 책(매거진)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셈이다.

 

▲ 책 권외편집자     © 군포시민신문

 

이 같은 정의에서 파생됐을 것으로 보이는 작가가 생각하는 편집자의 직업 윤리 역시 책 곳곳에 드러난다.

 

작가가 주간지를 만들며 취재를 나갔을 때, 자신을 기자로 대하며 떠받들고 끝내 돈봉투까지 건네는 사람들을 보고 “상대도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매스컴을 그렇게 응대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일 뿐”이라며 기존의 저널리즘 관행, 기자들의 특권 의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작가는 “기자에게만 허락된 소재를 취재해서 기사를 써도 특권이 없는 일반인은 가려고 해도 갈 수 없고, 보려고 해도 볼 수 없으니 힘들게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그러한 특권은 나와 맞지 않았고 익숙해 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자세 때문인지 작가는 일상적인 것이지만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에 집착하며 취재를 이어왔다.

 

작가는 ‘좋아하는 책만 만들 수 있어서 좋겠네요’라는 물음에 “사실을 말하자면 좋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을 만들 뿐’이라는 말이 위대해 보이면서도 부러운 것은 지금 나에게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을 만든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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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07 [14:39]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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