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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악기 조율의 기준, 오보에
유성근의 오케스트라 이야기
 
유성근   기사입력  2018/03/31 [08:46]
▲ 유성근 

필자가 오케스트라를 소개할 때면 빼놓지 않고 질문을 받거나 설명하는 악기는 오보에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각각의 악기를 들고 워밍업을 하다가 악장이 등장하면 모두가 소리를 멈춘다. 악장의 지시에 따라 단원들은 동일한 음정으로 악기를 조율(튜닝)하기 시작하는데 그 기준이 되는 악기가 오보에다.

 

필자도 처음 오케스트라를 경험하고 궁금했던 내용이 '왜 하필 중간에 묻혀있는 오보에 소리에 맞추는 것일까?'라는 의문이다. 그 내용은 참으로 단순했다. 미세조율을 하기 위해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든 악기인 오보에가 무대 위에서 짧은 시간에 조율을 마치기 위한 배려가 굳어져 하나의 법칙이 된 것이다.

 

오보에 연주자들은 기준점이 되는 음의 정확도를 위해 전자튜너기를 필수품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그 기능을 대신하기도 한다.

 

리드의 정교함과 예민함이 악기의 소리를 좌우하기에 연주자들은 좋은 리드를 만들기 위한 저마다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 악기 연습만큼이나 리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오보에는 가장 작은 겹리드를 쓰는 악기인 만큼 독특하면서도 빈틈없는 듯한 음색을 갖고 있다. 사람으로 표현하자면 야무진 깍쟁이 같은 소리를 갖고 있다.

 

프로코피에프(소련의 작곡가)는 <피터와 늑대>에서 오리를 오보에로 표현했는데 화려하면서도 코막힘이 있는 것 같은 소리가 오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한 듯 하다.

 

군악대의 주인공처럼 불려지던 오보에는 17세기 프랑스에서 만들어지고, 100여 년 전에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했으며, 오케스트라에는 뒤늦게 포함됐다. 독일식 악기와 경쟁하다 살아남은 현재의 오보에는 그런 이유로 프랑스 악기가 전 세계 악기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오보에는 18세기 이후에 오케스트라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지만 낭만음악 작곡가들이 독주선율을 맡기면서 그 화려함이 사랑받기 시작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오보에를 생각하면 안토닌 드보르작(체코슬로바키아 작곡가)의 <신세계교향곡 2악장> 선율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오보에 연주자가 오보에의 한 집안 악기이자 더 낮은 음의 연주가 가능한 잉글리쉬호른이라는 악기로 연주했다.

 

그에 버금가게 떠오르는 선율은 오보에 음악으로 더 유명한 영화 '미션'의 주젝곡 <가브리엘스 오보에>일 것이다. 사라 브라이트만(팝페라 가수)이 가사를 입혀 부른 <넬라 판타지아>의 원곡으로 오보에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할 때 가장 선호하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음악이다.

 

안토닌 드보르작 만큼이나 오보에의 목가적인 선율로 교향곡을 구성한 작품들이 더 있다. 차이코프스크(러시아 작곡자)의 <4번 교향곡 2악장>과 요하네스 브람스(독일 작곡가)의 <2번 교향곡 3악장>은 목가적 선율로 오보에 연주자와 관객의 긴장을 감동으로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정교하고 예민한 리드를 사용하는 악기의 특성상 오보에 연주자는 높은 압력을 절제하며 호흡을 하기에 뇌에 압력이 전달돼 건강에 좋지 않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는 작지만 심지어 단명한다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속설도 있다.

 

현재처럼 악기가 발달하기 전인 18세기에는 중저음보다는 높은 음색이 화려하게 표현됐다. 비발디(이탈리아 작곡가)와 모차르트(오스트리아 작곡가)의 오보에 협주곡은 목가적이기 보다는 밝고 경쾌함으로 다가오는 대표적인 오보에 연주곡이다. 요즘처럼 햇살 좋은 봄날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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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31 [08:46]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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