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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판매가격과 매출이야기
산본공고 협동조합 좌충우돌기
 
장윤호 산본공고 교사   기사입력  2018/03/10 [13:44]

“아이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사먹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협동조합 담당교사인 필자는 산공愛에 하루에 2~3번 정도 들르는 것 같다. 그냥 지나가다가 들르기도 하고, 매니저나 도우미 학생들과 할 이야기가 있어서 들르기도 하고, 가끔은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가기도 한다. 물론 손님을 맞이하러 가기고 하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내 다리가 움직이는 데로 따라가다 보면 산공愛인 경우도 있다. 괜히 하릴없이 가서 서성이다 오기도 하고...^^

 

산공愛에서 교직원들을 만나면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주고받고는 한다. 가끔-아니 자주-산공愛에서 만나는 행정실장은 필자만 만나면, “아이구 사장님 오셨습니까? 오늘은 장사가 잘 되시나요?”라고 웃으며 묻고는 한다. 가끔은 사장님이 아니라 회장님이 되기도 한다.^^ 산공愛를 오픈하기 전에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온갖 신경을 썼는데, 오픈 이후에는 매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필자가 농담삼아 하는 말이 있다.

 

“아! 내가 영업부장이 된 것 같아~~”

 

행정실장의 말처럼 사장의 심정을 자주 가지고는 한다. 바로 “매출”때문이다. 산공愛가 자선사업은 아니다. 정식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고, 직원을 고용한 업체이다. 따라서 적당한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영업이 불가능한 곳이다.

 

산공愛에서 판매가를 정할 때에는 두 가지의 가이드 라인이 쳐진다. 학생들이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최저선을 긋고 있고, 적정한 이윤을 얻어서 산공愛의 운영이 원활하게 될 수 있을 가격이 상한선을 그어준다. 최종적으로 판매가를 정할 때에는 이 두 선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을 하면서 정하게 된다. 그런데 산공愛 오픈 전의 마음은 최저선을 그리고 있었지만, 오픈 이후에는 상한선을 따라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판매가를 정할 때의 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학교 근처에 있는 편의점 가격보다 약간 싸게 정하는 것이다. 가격을 더 낮추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영업유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최대치가 편의점 가격과 동일하게 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아직은 편의점 가격보다는 단 돈 10원이라도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 그리고 품목에 따라서는 가격을 훨씬 더 낮추기도 한다. 공급가격에서 적정한 마진율을 붙이고, 편의점이나 마트의 가격과 비교한 후에 정하는데, 일부 품목의 경우에는 편의점보다도 훨씬 싸다. 물론 우리는 적당한 마진을 붙이고 있지만 말이다. 이런 제품의 경우 학생들은 환호를 한다. 편의점보다 훨씬 싸게 먹을 수 있으니.^^

 

두 번째는 이웃 상점의 가격 보다 싸지 않게 하는 것이다. ‘비싸게’가 아니고, ‘싸지 않게’이다. 주로 커피류와 차류에 해당된다. 쉽게 말하면 커피 값을 주변-산공愛의 바로 이웃-카페의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우리가 좀 더 가격을 낮추어서 판매를 한다면 매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렇게 한다면 주변의 카페는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커다란 가게라면 상관없지만, 조그마한 카페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다. 산공愛가 적어도 영세상인과 같이 경쟁을 하면서 ‘제 살 깍아먹기’같은 행위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같은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것만으로 조그만 카페에게는 피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가격이라도 비슷하게 유지를 해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주변의 편의점도 마찬가지 일 수는 있지만, 아직은 거기까지 생각을 하기에는 조금 무리인 듯하다.

 

그럼 이렇게 고민을 하면서 판매가를 정하였는데, 정작 매출은 어떨까?

 

아직은 한숨 뿐이다. 필자가 가끔 이야기 한다. “아이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사먹고 있는 것 같아.”그렇다. 학생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산공愛를 이용하고 있다. 쉬는 시간에 산공愛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학생들을 보면 양손 가득히 먹을 것을 들고 있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하루의 매출액을 보면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한다.

 

▲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산공애서 사먹고 있는 모습  

 

하지만 아직 운영이 어렵다. 17년 8월말에 학교에 낸 임대료를 산공愛의 돈이 없어서 조합원 출자금에서 빌렸다. 얼마되지도 않는 돈인데, 아직 그 출자금도 갚지를 못하고 있다. 인건비, 각 종 세금 및 공과금, 보험료 등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매출을 최대한 확대하는 수 밖에 없는데, 학생들은 이미 최선을 다해서 이용을 하고 있고.... 왜 그런지 고민을 하다보니, 이 현상에 대해서 추측이 가능했다. 처음 산본공고에서 협동조합을 추진하던 때는 2년 전이다. 당시에 학생들은 700여명 정도였다. 그런데 오픈 당시의 학생수는 450여명 이었다.  그 사이에 학급수 감축이 대대적으로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2학기에는 3학년들이 현장실습을 나간다. 3학년중 절반 가까이가 학교에 오질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하고 있는 도제 사업 때문에 4개 학급 학생들이 일주일에 절반을 학교에 오지 않고 업체로 등교를 한다. 그러니 실제로 학생들의 수는 300여명 수준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남은 학생들이 최선을 다해서 사먹고 있지만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간식은 무조건 산공愛에서 구입하기, 타 학교 및 교육청의 간식까지 발을 넓히기, 판매물품을 먹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까지 확장하기,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카페의 매출을 확대하기, 그리고 홍보를 위해서 외부 안내 확대하기, 외부 회의 유치하기(?) 등에 신경을 써나가고 있다. 

 

다행히도 일부 선생님들은 외부와의 회의를 무조건 산공愛에서 하고 있고, 타 학교와 교육청에서도 가끔 산공愛에 주문을 해주고 있다. 애써 산공愛까지 와서 회의를 해주고(^^)있는 분들과 한 푼이라도 더 사주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는 것이다.

 

힘들게 세상밖으로 나온 산공愛는 이렇게 주변 분들의 많은 관심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다. 이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산공愛가 문을 열 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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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10 [13:44]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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