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24일까지 간송문화전 열번째 나들이전이 열고 있다. 한폭의 그림에 한양 사람들의 가슴 속에 부는 마음 바람을 그린 혜원 신윤복의 작품과 우리 강산에 부는 자연 바람을 담은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이 '바람'이라는 주제로 나란히 전시되고 있다.
혜원과 겸재가 그린 바람의 대상은 다르지만, 조선시대 대표적인 삶의 공간인 한양과 자연의 공간인 금강산의 바람을 묶어 로맨틱한 풍속화와 웅장한 산수화를 함께 감상하는 법을 깨우쳐 준 고마운 전시였다.
혜원의 그림은 언제봐도 색감·인물의 표정 등등이 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성북동 보화각의 정기전이 시대별·작가별·화파별 등으로 분류·정리한 전시회였다면, 나들이 나온 간송전은 디지털 퍼포먼스를 여러 방법으로 연출해 문외한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획전시다.
혜원의 그림은 단원(김홍도)·오원(장승업) 등 조선시대 풍속화가들의 작품과 같이, 겸재의 산수화는 <진경산수의 진수>라는 부제가 붙여져, 사대부 출신의 심사정 등과 같은 문인화가들 작품과 나란히 걸렸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간송이 소장하고 있는 혜원의 <혜원전신첩>과 겸재의 <해악전신첩> 진본을 감상할 수 있다. 혜원전신첩은 전시기간인 6개월별로 나누어 12개 작품씩 진본을 전시하고 있어, 매월 관람한다면 혜원전신첩 원작 전체를 진본으로 만나볼 수 있다.
혜원은 대를 이은 화원 출신 화공으로, 주로 한양의 양반들과 여성(기생)들이 어울리는 모습의 풍속화를 많이 그렸다. 그런 혜원의 그림에 선비와 기생의 사랑 이야기를 입혀 '어느 멋진 날'이라는 애니메이션도 보여준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월하정인은 애틋함을, 쌍검대무는 흥겨움을, 주유청강은 여유로움으로 대변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사대부출신 문인화가 겸재의 금강산 여정을 따라가는 금강산도는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3D모션 그래픽으로, 그림 뒤에 숨겨진 웅장함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풍경을 겸재의 30대·60대·70대로 구분해서 비교할 수 있도록 한 벽면에 영인본으로 전시해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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