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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오보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민칼럼] 객관보도와 공정보도의 의미
 
김동민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   기사입력  2018/01/12 [08:01]
▲   김동민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 

MBC 뉴스데스크는 새 사장이 취임한 후 준비기간을 거쳐 새 앵커 체제로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해직되었다가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고 복귀한 박성호 기자와 유배생활을 하던 손정은 아나운서가 앵커를 맡았다. 믿음직했다. 늘 jtbc 뉴스룸을 보던 나는 기대를 품고 설레는 맘으로 뉴스데스크를 기다렸다.

 

그러나 새 앵커가 등장한 첫날부터 대형사고를 냈다. 제천화재 5일 후인 12월 26일 제천 화재 당시 상황이 담긴 새로운 CCTV를 확보한 기자는 현장 확인을 하지 않고 영상에 대한 추측으로 리포트를 했는데 그게 사실과 다른 해석이었던 것이다.

 

최유찬 기자는 “가스 마스크만 착용한 소방대원들은 사람들에게 멀리 물러나라고 하지만 직접 구조에 나서진 않습니다.” ”4시 31분쯤부터는 한 소방대원이 걸어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이 대원은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걸어 다닙니다.”라고 설명했다. 뉴스를 본 시청자들은 누구라도 혀를 차며 소방대원들을 나무랐을 것이다. MBC는 반론보도로 얼버무리려다가 호된 비판을 받고 12월 31일 사과방송을 했다.

 

뉴스데스크는 새해 첫날 개헌을 다루는 리포트에서도 사고를 냈다. 앵커는 “올해 화두가 될 개헌 문제, 정치권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이 됐을까요? 그것을 알아보기에 앞서서 주권자인 시민들의 생각부터 먼저 들어봤습니다.”라고 했고, 남형석 기자는 “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그 국정 농단을 막아내지 못했던 정치 시스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라고 한 후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 혁명을 지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를 인식했는데, 그런 사건들이 헌법 정신에 담겼으면 좋겠습니다.”(24살, 학생)

 

그런데 이 ‘학생’은 불과 며칠 전까지 MBC의 뉴미디어 뉴스인 <엠빅뉴스>에서 인턴기자로 일하던 대학생으로 남형석 기자와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고 한다. 시청자를 속인 것이다. 근본적으로 박근혜의 문제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헌법의 문제인가?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도 제왕적 대통령인가? 그래서 헌법을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로 개정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게 할 때 국회는 믿을만한가? 현실을 호도하는 편파와 왜곡의 극치다.

 

MBC 뉴스 책임자들은 이 문제를 관행과 윤리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같다. 그런 측면도 있지만 보다 더 근본적으로 저널리즘의 원칙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MBC의 문제만도 아니어서 객관보도와 공정보도에 대한 개념이 언론사마다 기자마다 다 다르다. 의견이 대립되는 현안에 대해서는 구태의연한 형식에서 벗어나 “주권자인 시민들의 생각”은 생략하고 기자가 충분히 취재하고 판단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달하는 게 맞다. 객관과 중립을 내세워 국민을 속이려는 관행은 타파되어야 한다.

 

객관보도란 객관적 실재로서의 진실을 찾아 보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학자와 저널리스트들은 기사의 선택과 전달에서 기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객관보도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저널리즘은 진실보도가 생명이라고 말한다. 모순이다. 

 

태양과 달의 운행처럼 기자의 주관이나 인식과 관계없이 객관적 실재는 존재한다. 그게 바로 진실이다. 그 진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자는 최대한 감정이나 이해관계 또는 친소관계를 배제한 가운데 객관적 실재로서의 진실을 확인해 보도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객관보도다.

 

다음으로 공정보도란 옳고 그름을 가려 판단해주는 것이다. 기계적 중립이나 양적 균형은 공정보도를 회피하는 수단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으로 판단하라는 공자의 중용사상이나 맹자의 시비지심(是非之心)이 곧 공정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MBC의 보도준칙은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다양성은 그 자체로서도 가치가 있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위한 과정이요 수단이라는 점이다. 

 

철학으로서의 이러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객관보도와 공정보도의 정의를 경험에서 찾으려 하게 되는데 옳지 않은 태도다. 그 자체가 주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제천화재 CCTV를 보고 기자는 그걸 팩트라고 인식하고 경험에 의해 판단하고 설명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객관보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개헌관련 보도도 시민의 의견은 기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준비했을 것이다.

 

사실과 진실은 다른 것이다. 사실은 보고 들을 수 있는 경험의 영역이고, 진실은 그 너머에 있다. 기자들은 대개 사실보도를 객관보도라고 인식하며, 중립을 지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공정보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틀렸다. 객관보도는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며, 공정보도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해주는 것이다.

 

뉴스데스크는 저널리즘의 원칙으로서 객관보도와 공정보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본부터 다시 진지하게 학습해야 한다. 개념은 등대와 같은 것이다. 개념이 정확하게 공유되지 않으면 목표를 상실하고 갈지자를 그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낡은 관행과 패턴은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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