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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이진복 기자   기사입력  2017/12/20 [13:23]

대학교수들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응답한 1천 명의 교수 중 340명(34%)가 파사현정을 선택했다.

 

▲  근원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의 휘호 (교수신문에서)

 

‘파사현정’은 원래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내는 것을 말하며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불교 삼론종의 근본 교의로, 길장이 지은 ‘삼론현의’(三論玄義)에 나온다. 이제는 종교 울타리를 넘어 사회 일반의 통용어로 자리잡고 있다.

 

최경봉 원광대 교수(국어국문학과)와 최재목 영남대 교수(동양철학과)가 나란히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추천했다. 최경봉 교수는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교수는 “최근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새 정부의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했다.

 

파사현정은 18대 대선을 치른 2012년 말에 새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던 말이었다. 이명박 정부 말기 잇따라 터진 비리 의혹을 새 대통령이 밝혀 달라는 기대를 담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말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바뀌어 5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실망감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에 잘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13년에는 ‘순리를 거슬러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는 뜻인 ‘도행역시(倒行逆施)’를, 2014년에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것’을 뜻하는 말로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의미의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했고, 2015년에는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다. ‘혼용(昏庸)’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이 합쳐진 말이고, 무도(無道)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 군주, 즉 지도자에게 어지러운 세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말로 풀이된다.

 

그 결과 2016년 작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선정됐다. 군주민수는 '군주는 배 백성은 물'이라는 뜻으로 순자(荀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매주 촛불을 밝히고 있는 성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공적인 일을 빙자해 사익을 챙긴 이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나타내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수립 된 2017년, 박근혜정부의 적폐청산을 근본적으로 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에서 5년 만에 교수들은 다시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는 중앙정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 역시 더 많은 적폐가 쌓여 있고, 일반 시민들은 지방정부의 적폐에 더 고통을 받고 있다. 한국사회의 ‘파사’와 ‘현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를 통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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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0 [13:23]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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