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8단지 수리한양아파트는 지난 8월부터 급탕(온수)·난방 배관교체공사를 진행했지만 영하 10도가 넘어가는 오늘도 공사가 진행 중에 있어 안방에도 한기가 가득하다. 이에 26개동 1,342세대의 입주민들은 갖가지 난방기구를 구입해 겨우겨우 한기를 모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수리한양아파트 배관교체공사 관련 취재를 하며 입주민들이 얼마나 추워했는지, 너무 많은 난방기구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가 얼마나 걱정인지 충분히 보았다. 너무 화가 났다는 한 노인은 아픈 다리를 끌고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공사가 왜 안 끝나는지 화를 냈고, 수능을 앞뒀던 학생들은 갑자기 닥쳐온 추위에 속수무책이었으며 아기 엄마들은 행여나 아기가 감기에 걸릴까 노심초사했다. 한 시민은 이를 두고 사람이 만든 재난이라고 표현했다.
그 재난이 곧 끝난다. 오는 15일(금)은 계약상 공사 마지막 날이며 몇 세대에는 이미 온수가 공급되고 있다. 난방도 곧 들어온다. 공사가 완료되면 1,342세대의 입주민들을 추위에 떨게 만든 이들의 잘잘못도 따지기로 돼있다. 그런데 영 찜찜함이 가시지 않는다.
입주민들은 입주민대표회의와의 공청회에서 한겨울에 끝날게 뻔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것부터 잘못됐다는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자 동대표들의 무능함을 비판했고, 설계·감리·시공사의 무책임을 욕했으며, 그간 무관심했던 자신들을 타박했다.
이들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관심을 갖자며 단체채팅방에 이어 밴드와 카페 등을 개설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소집을 논의했다. 또 배관교체공사 관련 전문가인 입주민들이 등장해 의견을 전달해줬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집행과 무책임한 공사를 진행한 이들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비대위는 사람이 부족해 힘이 약하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12월 6일(수) 비대위 모임으로 제출된 비상대책위원회 소집을 위한 주민동의서명은 목표했던 과반수에 못 미치는 500여명만이 동참했다.
또, 온수가 공급되기 시작하고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니 여기에 만족하는 입주민들이 발생해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혹자는 이번 사태로 수리한양아파트가 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이후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수리한양아파트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수리한양아파트 입주민들은 관리자가 누군지도 몰랐던 것에 대해, 배관교체공사 의견수렴 당시 무관심했던 것에 대해, 추위가 닥치자 움직인 것에 대해 반성했다. 이제 그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행동을 시작한다면 수리한양아파트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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