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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칼럼] 어른없는 사회, 어른되어 주기
아동·청소년 돌봄현장 생생 이야기(4),아이들에게 헝겊원숭이가 되어줍시다.
 
김보민 교육나눔꿈두레   기사입력  2017/11/12 [10:28]

 

▲  김보민_교육나눔꿈두레·별빛등대 등대지기  

왜 헝겊원숭이 인가?

해리할로우박사의 실험을 통해 영장류에게 따뜻한 교감, 정서적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며 아이들의 성장에 헝겊원숭이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에 우리는 동의한다.

 

특히 가족과 마을공동체가 해체되어 아이들을 위한 교육생태계가 파괴된 지금의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은 헝겊원숭이와 같은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둘러싼 수많은 아동전문가가 있다. 상담을 하고, 사례관리를 하고, 아이를 진단하여 여러 가지 처방을 내린다. 하지만 정작 아이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방을 깨끗하게 치워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줄 사람은 없다.

 

사는 일에 지친 부모가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면 가족전문상담에 참여를 권할 뿐이다. 양육방법을 배우라고 양육코칭을 연계할 뿐 지친 그들을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엄마품멘토링의 사례를 통해 따뜻한 밥 한 그릇의 힘을 경험하였다. 그저 아이가 바라는 것은 함께 밥 먹고, 산책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크로마뇽인인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공감과 연대의 능력 때문이라고 한다. 네안데르탈인도 도구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으며 체격조건도 크로마뇽인보다 우수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처지에서 공감하여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 집단의  수가 200명 이상을 넘기 힘들었고 수백 수천이 함께 하는 크로마뇽인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 대한 이해를 넘어 나의 일처럼 여기는 마음. 그 마음을 같이 함으로 어려운 일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현생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가 끔찍한 사건을 볼 때 “인간이 아니야”라는 표현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무정함, 비정함,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반사회인격장애”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 마을의 아이들에 대한 작은 관심이 그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교육생태계를 복원하는 첫걸음이 된다. 헝겊원숭이가 된다는 것은 공감에서 출발한다. 우리의 아이라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나의 것을 나눌 수 있는 능력,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우리 마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그 아이가 속해 있는 마을의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누가 헝겊원숭이 인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인간관계를 돈을 통해 새롭게 연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가 가진 돈의 양만큼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러한 현상은 인간을 점점 더 고립된 존재로 만들고 있다.

 

인간의 본성과 어긋난 이러한 고립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만들었고 인간의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심리상담이 엄청난 시장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인위적인 것으로 대치하려는 노력은 다시 돈이 있어야 해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가져왔다.

 

헝겊원숭이는 이러한 자본주의적 흐름과는 반대의 길을 걷는다. 등가교환의 법칙에 의해 측정되는 같은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기반으로 나의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공감하고 연대하는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추구한다.

 

우리 마을의 한 아이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그 사람이 헝겊원숭이다. 나와 상관없는 아이는 한 아이도 없다고 여기고 안부를 물어주는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 헝겊원숭이이다. 이 아이들이 자랄 미래를 위해 청년 헝겊원숭이들을 지원하는 일에 참여하는 사람이 헝겊원숭이다.

 

아이들을 위한 마을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나의 시간과 마음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이 바로 헝겊원숭이다. 이러한 헝겊원숭이들이 지역사회에 많아질 때 교육생태계는 복원되는 것이다.

 

세월호 이후에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구호가 등장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올해도 경기도에서만 27명의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을 따뜻하게 정서적으로 지지해줄 사회복지사나 상담사 등은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남아있다.

 

어른들은 어른답지 못하게 이러한 문제를 서로의 탓으로 돌리기 급급하다. 아이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줄 헝겊원숭이들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바로 헝겊원숭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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