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말은 인격이다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아름다워야 한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아름다워야 한다. 여타 다른 신체 구멍에서 나오는 것은 노폐물임에 비해, 입에서 나오는 것은 그 사람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입말이 더럽다면 더 이상 인간이랄 수 없고 동물과 다르지 않다. 입은 그 사람의 인격이 성장할수록 향기롭고 아름다운 말을 생산한다. 말은 사람의 신체에 종속되지 않는 정신의 표상이다.
인체의 다른 구멍의 배출물은 육체적 기능에서 유리될 수 없다. 똥의 냄새나 형태를 바꿀 수는 없다. 물질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의 말은 물(物)이 아닌 신(神)이다. 신은 신성(神聖)에 다름 아니다. 이런 신을 더럽혀 물질로 떨어뜨리는 것이 욕설, 비방, 거짓말 등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이 된다. 비록 똥오줌은 냄새나고 더럽게 느껴지지만, 자연과 타 생명체에게는 생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에게 배설물은 무용한 존재일 뿐이다. 말은 배설물처럼 될 수도 있고, 신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 말이 배설물이 될 경우, 그 공동체는 점점 흐려지게 된다. 반대로 말은 사회를 정화하고 신성하게 할 수도 있다.
인간은 말하지 않고는 하루도 살기 어렵다. 말, 즉 언어적 소통이 사회를 아름답게 또는 추하게 만든다. 그러나 말이 사회적 차원에 영향을 미치기 이전에, 말하는 사람 자신을 변화시킨다. 더러운 말을 하는 사람은 추해지고, 맑은 말을 하는 자는 그 자신도 아름다워진다. 입에서 나오는 말과 그 사람의 얼굴은 닮은꼴이다.
말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인격수양에 다름 아니다. 수사학이나 화술을 익히는 것은 진정한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언어는 생각이나 사상을 담아 전달하는 수단일 뿐이다. 말 잘하는 기교적 능력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의 말을 담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즈음은 말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곤 하는 세상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TV 등 미디어를 통해 넘쳐나는 말은 더 이상 말이 아니다. 이들 기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은 신의 소리를 담고 있지 못하다. 오로지 물질적 욕망과 이기심을 토해내곤 한다. 공동체에 기여하는 매개체 역할도 하지 못한다. 적대적이자 전투적인 무기를 생산할 뿐이다.
오늘날 인간은 신의 괴물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더 이상 신과의 연결고리를 갖지 못하고, 홀로 고립된 삶을 영위하는 괴물이 된 듯하다. 신에 의한 구원도, 스스로의 구원도 요원해 보이는 세태가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오늘날 사람의 관계는 언어적 관계이다. 고로 말이 고와야 관계가 개선되고 공동체가 아름답게 된다. 또 말은 행동의 어머니이다. 특히 지도자, 지배계층의 말은 결정적이다. 윗사람의 말이 ‘말씀’이 될 때, 그 사회는 맑고 밝아진다. 요즈음 트럼프, 김정은이 쏟아내는 말은 세상을 우울하고 어둡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보자.
# 독자가 내는 소중한 월 1천원 구독료는 군포 시민신문 대부분의 재원이자 올바른 지역언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 구독료: 12,000원(년간·면세)/계좌 : 농협 301-0163-7916-81 주식회사 시민미디어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