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는 『사기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진시황(秦始皇)이 죽자 환관 조고(趙高)가 태자 부소(扶蘇)를 죽이고 어린 호해(胡亥)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호해는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라며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였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고, 정치계의 온갖 갈등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대통령 스스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형국이라고 판단한 사자성어이다.
문제는 올해도 지록위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정원 해킹 의혹과 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 등은 현대판 지록위마 사건이다.
여야 합의와 국회의장의 중재안으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한 법안을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법안을 폐기처분시키는 것은 권력이 무서워 사슴을 사슴이라 말하지 못하고 말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다.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을 통한 불법 감청 의혹과 관련, 민간인에 대한 불법 감청은 하지 않았다며 국정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데 대해 권력의 서늘함이 느끼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국정원의 본연의 임무는 대한민국을 위한 고도의 정보활동이어야 한다. 국정원의 활동이 정권 안보에만 몰두하게 한 권력은 오히려 대한민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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