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웅 칼럼] 최강과 불꽃, 산업 없는 스포츠의 예고된 결말

권혁웅 대한생활체육야구협회 전략기획팀장 | 기사입력 2026/01/26 [07:56]

[권혁웅 칼럼] 최강과 불꽃, 산업 없는 스포츠의 예고된 결말

권혁웅 대한생활체육야구협회 전략기획팀장 | 입력 : 2026/01/26 [07:56]

▲ 권혁웅 대한생활체육야구협회 전략기획팀장

최강야구와 불꽃야구의 승자 없는 전쟁은 산업으로서 사고하지 못한 한국 스포츠계가 초래한 필연적 결과다. 예능계 내부 법정투쟁은 그저 결과를 앞당겼을 뿐이다.

 

한국 스포츠는 오랫동안 ‘산업화’라는 단어를 오해해왔다. 산업화를 돈벌이로 치부하거나, 스포츠의 순수성에 대한 불순한 시선으로 밀어냈다. 그러나 산업이란 그저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존재해야 할 가치를 설계하고 지속하게 하는 구조다. 한국 스포츠는 오랫동안 외부에 기생해왔다. 국민과 기업의 지출, 미디어가 짜내는 여론의 호의, 최근에는 스포츠 예능이라는 ‘외주 흥행 장치’가 더해졌다.

 

김성근, 이종범, 김연경. 이 이름들이 반복 소비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능은 선수 육성의 과정, 지도자의 고민, 팀이 성장하는 구조를 스스로 콘텐츠로 만들 역량이 없었고, 스포츠는 그것을 스스로 설계할 생각이 없었다. 개인의 카리스마, 과거의 영광, 즉각적인 감정 소비를 스포츠의 본질에 앞세우는 것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

 

스포츠는 예능과 흥행을 매개로 결합하며 무수한 스포츠 예능을 양산했다. 그러나 그 흥행이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해야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선수는 서사의 주체로 성장하는 대신 흥행의 재료로 소비되었고, 지도자는 리더가 아니라 캐릭터에 머물렀다. 산업 관점에서 이는 명백한 실패다. 장기 전략과 브랜드 없이, 반짝 유행에 의존하는 콘텐츠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책임 부재다. 산업이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기획, 투자, 리스크 관리 책임을 한국 스포츠는 예능에 떠넘겼다. 성과는 자랑스러워도, 실패는 남의 몫이었다. 그러다 구조가 흔들리자 “스포츠의 순수성”, “선수 보호”, “본질 훼손”이라는 말들을 갑자기 앞세운다. 순수성 뒤로 도피하는 태도는, 비즈니스로 보면 무책임에 가깝다.

 

예능 역시 자유롭지 않다. 한번 성공한 포맷을 계속 반복하며 소비자의 감성에 관성적으로 기댔다. 지옥 훈련, 카리스마 연출, 극적인 갈등을 끊임없이 복사했다. 다만 최소한 자신들이 무엇을 파는지는 알던 예능에 비해, 스포츠는 끝내 답을 스스로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가, 이 성과를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말이다.

 

최강과 불꽃의 공멸은 기생적 흥행의 필연적 귀결이다. 스스로 설계한 콘텐츠도 없고, 브랜드도 없고, 장기 전략도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했잖아”라는 기억에만 매달리고 있다.

 

예능 탓에 돌리고 여론에 호소하여 존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존속을 위한 질문은 스포츠 자신의 몫이다. 스스로 산업으로 설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스포츠의 본질을 콘텐츠로 만들 생각과 능력이 있는가. 그것을 스포츠 스스로 자산으로 축적할 의지가 있는가.

 

산업 마인드 없는 장사는 언젠가 반드시 부도가 난다. 스포츠가 세상에 의존하여 부도를 미뤄온 시간이 너무 길었다. 이제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스포츠가 산업이 되지 못한다면 예능은 물론 그 어떤 분야에서도 같은 공멸이 이름만 바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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