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전통미장 명장 "전통미장 전승체계 유지를 위해 군포를 비롯한 지자체 노력 필요""문화재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복원 필요해.."군포 대야미에서 전통미장 사회적기업인 ㈜장인건설을 운영하며 2013년 대한민국 미장 명장으로 선정된 김진욱 명장을 10월 9일 장인건설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숭례문, 덕수궁, 경희궁 등 다양한 국보급 문화재 보수에도 참여했으며 한국 전통미장 기술을 연마한 공로로 대통령표창, 교육부총리표창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사랑의 집수리이사장을 7년전부터 맡아 의왕 나자로 마을, 안양 엄마사랑어린이집 등에서 황토집 짓기 봉사를 했고 꾸준히 다른 곳에서도 이어나가고 있다.
김 명장은 “전통미장 전승체계가 없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국가나 군포 같은 지자체에서 노력을 기울여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전통적인 방식을 지은 문화재들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복원하면 안된다”며 “자연적인 건축방식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Q1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대야미에서 22년째 살고 있고 문화재 보수와 전통건축 중에서 미장을 하는 대한민국 명장 김진욱이다. 원래는 아파트나 주택, 상가, 교회 등 현대적인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전통 미장에 관심이 생겨 일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대야미에서 장인건설을 운영 중이고 한국전통문화교육원 객원교수로 있다.
Q2 전통미장은 흙을 주재료로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 흙을 사용할 때 장점은 무엇인가?
흙은 인체와 비슷한 재료다. 그래서 인체의 이로운 물질을 내뿜고 항균과 방부 작용에도 좋다. 시멘트와 비교하면 굳어가는 방법도 흙은 메말라서 굳어가는 거지만 시멘트는 화학작용으로 굳어가기 때문에 마른 뒤에도 부패하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얼마 전 현장에 작업을 나갔는데 300년 된 흙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재활용했던 사례도 있다. 또 건조할 때는 습기를 내뿜고 습할 때는 빨아들이기 때문에 온습도 조절에도 탁월하다. 가장 큰 것은 탄소 중립이다. 현대건축은 과정에서 매우 많은 탄소 배출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 재료 사용은 건축에서 꼭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군포시라도 공공시설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3 전통미장 분야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전통미장 기술이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부터 시멘트를 사용했는데 이후에 현대 산업이 발전하며 시멘트 사용이 증가하여 전통 미장은 아예 단절됐다. 그래서 기법의 전승과 원형 유지를 위해서 자연적인 재료를 쓰는 건축방식이 이어져야 하는 데 국가나 군포를 비롯한 지자체에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도와 군포시에 계속 건의했는데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국가무형문화재, 국가민속유산 등 후대에 기록이 남을 수 있는 노력이 있지만 전통미장은 제외다.
문화재 복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들이 사찰이나 행궁 등 여러 가지 있는데 전통 기법으로 복원을 안 한 것이 많다. 현대건축은 재료가 배합돼서 나오거나 미리 만들어져 나오지만, 전통 건축은 재료가 물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통 건축으로 복원되어야 하는 부분에 현대적인 방식으로 복원하면 안 된다. 세계문화유산 유지 조건에 '내면의 진정성'이라고 된 부분이 있는데 옛날 고서에 다 방식이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 방식을 따르지 않아 내면의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는 매우 시급한 문제다. 국가나 지자체를 이끄는 정치인들이 서로 싸울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화합해서 전통미장 전승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Q4 전통미장 분야 청년층 유입은 어떤지?
아직까지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우선 공부를 해서 다른 직업을 갖겠다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들이 선뜻 허락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힘든 공사판에서 일하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 쪽 분야도 재료공학 등 관련해서 공부를 하고 오면 훨씬 일이 수월하고 좋은 면이 있다. 실제로 대학을 졸업하고 전통미장을 배우고 있는 학생이 이 일에서 적성을 찾는 경우가 있었다. 이처럼 무조건 힘든 일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또 젋은 사람이 없어 취업을 할 때 유리한 면도 있다. 전통미장은 컴퓨터나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보기 드문 분야다. 그래서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다. 젋은 세대들이 많이 유입됐으면 좋겠다.
Q5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까 이야기 했듯이 전통미장을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 현재는 시공이 조금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선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많이 활용을 해야 탄소 중립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부디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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