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은 현장에 있다”. 이 말의 유효성은 생태환경 분야라면 더욱 값지게 들린다. 8월 23일 오전 9시, 군포환경자치시민회 회원 일동 20여 명은 군포시청을 출발하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친환경 발전시설인 ‘시화호 조력발전소’와 친환경 생태공원인 ‘안산갈대습지’를 방문했다.
1착지, 시화호 조력발전소(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오전 10시가 막 지난 시각에 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 중간지점에 위치한 발전소에 도착했다. 곧바로 영상실로 들어가 발전소의 대강을 파악했다.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반월국가산업단지와 농지 확장을 목표로 1987년부터 1994년까지 8년에 걸쳐 완공된 시화 담수호가 각종 오폐수의 유입으로 3년만인 1997년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당초 3ppm에서 17.4ppm까지 급등한 죽음의 호수로 전락했다. 결국 2000년 해수유통을 결정, 2004년 12월 작은가리섬 일대를 조성하여 2011년 8월 3일, 발전소는 물론 과학전시관, 전망대와 휴게소, 수변광장을 완공했다. 하루 두 번 밀물 때마다 두 차례 발전기를 가동, 일평균 254MWh 발전량을 생산하고 있다. 매일 생산되는 균등한 발전량은 연간 553GWh으로 862천 배럴의 유류 대체효과가 있고 315천 톤의 CO2 저감효과를 보여, 인근 시흥시 50만 시민의 전기 사용량를 커버하고 30년생 잣나무 5천만 그루를 대체하는 탄소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의 발전량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발전량을 자랑하고, 수질 5ppm 대로 바뀐 해수 시화호로 재탄생되어 온갖 생명체의 보금자리로 거듭났으며, 이 일대를 생태교육 현장과 쉼터로 탈바꿈시켰다”고 설명한다. 담수 시화호의 실패가 불가피한 해수호 변경을 넘어 조력발전으로까지 이어진 녹색성장의 좋은 사례가 된 것이다. 영상 설명회에 이어 발전소 현장도 둘러보았다. 관람 장소는 평균 해수 3.1m 높이의 위치였고 해수는 최고 5m 높이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프랑스 랑스발전소의 밀썰물 복류식이 아닌 밀물 단류식 발전임에도 랑스를 능가하는 발전량을 보일 정도로 최고의 운영프로그램(K-TOP, Korean Tidal Operation Program)을 자랑한다. 2021년 이후 해수위 예측 인공지능(AI)을 탑재, 조력발전 설비를 수출할 날도 머잖았다는 자랑이다. 또한 시화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해 방아머리 풍력&태양광, 주차장 태양광, 해수열, BIPV(전극노출 없는 건물일체형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인근 25층 높이의 전망대에 올라보니 서해 바다와 12.6km의 방조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조력발전 시간에 맞춰 올라가면 발전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민간인 견학은 발전소 사정상 곤란하며 매월 신청 심사를 통해 단 1건의 견학만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궁금증은 관계자와의 Q&A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30분 이상 달려온 이곳은 1994년 완공되었었던 담수 시화호 조성과 관련이 깊다. ‘죽음의 호수’로 변한 시화호로 흘러드는 상류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에도 심각한 환경오염 및 오폐수 처리 문제가 대두되어서다. 급기야 1997년부터 2005년 연말에 이르기까지 ‘시화호습지공원’ 조성사업이 벌어졌다. 그 와중에 관할 주체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안산시와 화성시로 나뉘어지면서, 안산시 쪽과 화성시 쪽을 각각 ‘안산갈대습지공원(39.6만 평방미터)’과 ‘비봉습지공원(64.2 평방미터)’으로 구분해 부르게 되었다. 습지 가운데에는 야생동물들이 쉴 수 있는 인공섬이 있고, 그 주위는 수심이 깊고 갈대가 없는 수중식물과 야생동물의 활동 공간이 있다. 연면적 160평, 2층의 환경생태관은 전시장과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고, 생태관 앞에는 습지에서 정화된 물이 마지막으로 빠져나가는 생태연못이 있다. 연못 주변에는 붓꽃, 노란꽃창포, 수련 등이 핀다. 각종 나무들과 야생초·화류를 심은 야생화 꽃길이 있고,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1.7km 거리의 탐방로가 마련되어있다. 탐방로를 한 바퀴 돌다 보면 오리, 해오라기, 장다리물떼새, 황오리, 중대백로 등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2014년 조사결과, 조류는 원앙,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11종과 멸종위기종 9종 등 111종 2,929개체가 관찰되었고, 이 밖에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와 금개구리, 삵, 고라니, 너구리, 멸종위기종 1급 수달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같이 동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그만큼 먹을거리가 풍부하며 주변 환경이 좋아졌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회복에 힘입어 안산시는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기도 했다. 우리는 환경생태관에서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탐방로를 한 바퀴 돌았다. 단체 촬영은 물론 곳곳에 희귀생물과 연꽃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自然)을 손댈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연을 함부로 손대어 벌어지는 재앙의 후유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상기후 폭염 폭우 등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자연은 최소 수십억 년을 인내하며 오늘에 이른 데 반해, 인류는 인간만을 위해 극단적 자연 훼손과 개발을 서슴지 않는 게 아닐까.
# 독자가 내는 소중한 월 5천원 이상의 자동이체 후원은 군포시민신문 대부분의 재원이자 올바른 지역언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아래의 이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시면 월 자동이체(CMS) 신청이 가능합니다. https://ap.hyosungcmsplus.co.kr/external/shorten/20230113MW0S32Vr2f * 후원계좌 : 농협 301-0163-7925-91 주식회사 시민미디어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