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재단(이사장 김효순)은 12월 6일 오후 5시, 서울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올해로 11번째 리영희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따라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당연 참가언론이었던 뉴스타파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바람에 참석자도 대폭 줄고 행사도 10분가량 지연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김효순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언론이 탄압받는 상황에서도 ‘검사 특수활동비 오남용 모니터링 및 폐지촉구 연대운동’을 펼친 <세금도둑 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 세 단체를 제11회 리영희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어 기쁘다”고 했고, 성공회대 명예교수인 이종구 심사위원장은 “공동수상자인 세 단체가 실천에 옮긴 검찰 특수활동비 오남용 문제 제기와 공론화는 한국 사회에 남아있는 권력의 거대한 성역을 타파하는 작업”이라며 리영희상 선정의 의미를 부여했다.
대표 수상자인 <세금도둑 잡아라> 하승수 변호사는 “민주화 이후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군림한 검찰을 보통의 행정기관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시작된 일이었으나 사건의 핵심 당사자가 대통령이 된 바람에 국민적 관심이 더욱 커졌다. 2019년 10월 정보공개청구, 11월 행정소송 제기로 시작되어 3년 5개월 만에 승소하였으나 검찰은 정보자료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마지못해 내놓은 자료는 온통 먹칠 또는 훼손된 종이 쪼가리였다. 공동수상 세 단체 외에 뉴스타파와 5개 지역언론(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 등 참여 언론사의 집요함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권력 감시 시민운동은 시민운동 영역에선 무척 힘든 일이나 앞으로도 대통령실, 감사원 등 거대권력에도 소송을 제기, 이 사회에서 부패와 부조리, 예산 낭비 등을 뿌리뽑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후 열린 이야기마당에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먹칠자료들을 판독할 요령으로 ‘계속 쳐다보고, 꼼꼼히 쳐다보고, 보일 때까지 쳐다보겠다’ ”고 답했고, <시민행동> 채연하 사무처장도 “몇 해 전 국회의원 모니터링 및 소송 제기로 2억 5천만원을 환수 조치시킨 성공사례처럼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및 특검 청원을 해서라도 기필코 불편부당한 사실들을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경북 지역언론 <뉴스민>과 인천·부천 지역 언론감시단체 <뉴스하다> 관계자도 검찰 영수증에 나와 있는 식당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쪼개기 결제나 불법 결제한 흔적들을 찾아내고 있었다.
시상식이 열린 이날은 고 리영희 선생의 기일 하루 뒷날이다. 이날 행사장 정면에 붙은 선생의 생전 사진 모습은 수상자들을 축하하기보다 ‘진실’ 캐기에 더욱 정진하라고 격려하는 모양새다. 행사 관계자도 “리영희상 시상식은 리영희재단의 가장 큰 행사로써,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가 멈춤이 없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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