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송호수 찾던 멸종위기종 살 곳 잃어

철새도래지 보호하겠다던 의왕시, 무책임한 레일바이크 공사로 철새 쫓고 있다.

김나리 기자 | 기사입력 2015/11/18 [08:46]

왕송호수 찾던 멸종위기종 살 곳 잃어

철새도래지 보호하겠다던 의왕시, 무책임한 레일바이크 공사로 철새 쫓고 있다.

김나리 기자 | 입력 : 2015/11/18 [08:46]

의왕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공사로 인해 철새도래지 왕송호수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의장 박길용 외 2인)은 겨울이 다가오자 예년과 같이 호수를 찾아 왔던 멸종위기종 큰기러기 등이 주변 서식지 파괴와 공사로 인한 소음, 서식지 노출 등을 견디지 못하고 왕송호수를 떠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실태는 이미 예측됐던 일이나 의왕시가 철새들이 환경에 적응할 것이며 왕송호수에서 살아가는 데에 지장이 없다고 말해왔다고 지적했다.

 

▲ 공사중인 왕송호수와 큰기러기들(10월 12일)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제공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작년 평균 400~500마리, 시기에 따라 많게는 1,000여 마리가 월동했으나 올해 10월12일에 호수에 첫 도착한 1,000여 마리의 큰기러기 떼 중 300마리 정도가 왕송호수에 내려 앉았으며, 호수 이쪽저쪽으로 불안정하게 이동하며 생활하다 결국 2주 만에 십여 마리만 남기고 모두 떠나갔다.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는 호수 중앙 섬 쪽에 관찰되던 흰죽지 무리는 서식지가 쉽게 노출되는 왕송호수의 인공습지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이 현장에서 죽지 않더라도 계속되는 이동과 먹이부족,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겨울을 나고, 봄이 되어 이동을 하는 데에 무리가 발생하여 낙오하는 개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환경연합의 입장이다.

 

▲공사중인 왕송호수와 큰기러기들(10월 15일)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제공

 

의왕시는 왕송호수의 전경과 조류생태·습지 등 자연경관을 두루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레일바이크 등 유원지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호수 내 조류 보호를 위한 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왕송호수 사방이 레일바이크와 산책로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나 오히려 기존에 자생하던 나무 군락을 뽑아내고 산길을 모두 깎아내어 모든 방향에서 공사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드러나고 공사장 소음이 호수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조류의 서식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또한 철새들의 먹이터로 주요한 역할을 했던 논습지는 레일바이크 유원지의 주차장 용도로, 사유지였던 주변 논과 습지 다수도 유원지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일반 용지로 사용하기 위해 매립되고 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는 아름다운 경관과 철새도래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호수를 찾아오는 철새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한 유원지가 된다는 관련 단체의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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